욥기
4 장
C. 일 회 차 논쟁 ― 4:1-11:20
1. 엘리바스가 욥을 책망하며 말을 받음 ― 4:1-5:27
2
“누군가 자네에게 말을 붙인다면 자네가 힘들겠지? / 그렇지만 말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3
참으로 자네는 많은 이들을 깨우쳐 주고 / 힘없는 손들을 강하게 해 주었지.
4
자네의 말은 비틀거리는 이를 일으켜 세웠고 / 또 자네는 힘 빠진 무릎을 견고하게도 했었지.
5
그런데 이제 자네는 그 일이 자네에게 이르자 힘들어하고 / 그 일이 자네에게 닥치자 당황스러워하는군.
6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야말로 자네가 신뢰하는 바요 / 자네의 순전한 길이야말로 자네가 소망하는 바가 아닌가?
7
이제 기억해 보게, 죄 없는 사람이 멸망한 일이 있었는가? / 올곧은 사람이 끊어진 일이 있었는가?
8
내가 보아 온 바로는 죄악을 일구는 이와 / 괴로움을 심는 이는 같은 것을 거두기 마련이더군.
9
그들은 하나님의 입김에 스러지고 / 그분께서 발하시는 진노에 사그라진다네.
10
사자의 으르렁거림과 사나운 사자의 울부짖음 그치고 / 젊은 사자들의 이빨이 부러지며
11
강한 사자는 먹잇감이 없어 사라지고 / 암사자의 새끼들은 흩어져 버린다네.
12
그런데 어떤 것이 내 안에 슬그머니 들어와 / 내 귀가 그 속삭임을 들었다네.
13
밤의 환상들로 생각들이 혼란스러울 때 /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졌을 때
14
두려움과 떨림이 나를 엄습하여 / 내 모든 뼈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네.
15
그때 어떤 영이 내 얼굴을 스쳐 / 내 몸의 털이 곤두섰다네.
16
그것은 가만히 서 있었으나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으며 / 한 형상이 내 눈앞에 섰는데 / 내가 들은 그 나직한 소리는 이러하였다네.
17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하나님보다 의로울 수 있겠느냐? / 사람이 자기를 만드신 분보다 순수할 수 있겠느냐?
18
그분은 그분의 종들도 신뢰하지 않으시고 / 그분의 천사들에게도 잘못이 있다 하시는데
19
하물며 흙집에 거주하는 사람 / 그 근본이 흙인 사람 / 좀벌레처럼 짓밟히는 사람이랴!
20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들은 산산이 부서져 / 누구도 관심하지 않는 사이 끊임없이 사라진다.
21
그들의 천막 줄이 그들 안에서 뽑히면 / 그들은 지혜도 없이 죽지 않겠느냐?’
5 장
1
이제 불러 보게나! 누가 자네에게 대답하겠는가? / 자네가 거룩한 이들 가운데 누구에게로 향하겠는가?
2
참으로 분노가 어리석은 이를 죽이며 / 질투가 미련한 이를 죽이는 걸세.
3
나는 어리석은 이가 뿌리내리는 것을 보았네만 / 즉시 그의 처소를 저주하였네.
4
그의 자녀들은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 / 성문에서 짓밟혀도 건져 줄 이 아무도 없더군.
5
굶주린 이가 그의 수확물을 먹어 치우고 / 심지어 가시덤불에서마저 가져가며 / 목마른 이가 그의 재산을 두고 껄떡대더군.
6
악이 티끌에서 나오지 않으며 / 괴로움도 땅에서 솟아나지 않는 법.
7
그런데도 사람은 괴로움을 받으려 태어나니 / 마치 불티가 위로 날리는 것과 같네.
8
그러나 나라면, 하나님을 찾으며 / 내 사정을 하나님께 맡길 터.
9
그분은 측량할 수 없는 위대한 일들 / 헤아릴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하시는 분,
10
지면에 비를 내리시고 / 들판에 물을 대시는 분,
11
비천한 이들을 높은 데 세우시며 / 애통하는 이들을 모든 것 위에 안전하게 두시는 분.
12
그분께서 간교한 자들의 계략을 꺾으시어 / 그들의 손이 아무 도모도 이루지 못하게 하시며,
13
또 지혜로운 이들을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고 / 교활한 이들의 간계를 갑작스레 끝장나게 하신다네.
14
그들은 낮에도 어둠을 만나고 / 한낮에도 밤처럼 더듬거리더군.
15
그러나 하나님은 빈곤한 이를 그들 입의 칼에서 / 강한 자의 손에서 구원하신다네.
16
그래서 가난한 이가 소망을 얻고 / 불의가 그 입을 다문다네.
17
참으로 하나님께서 바로잡아 주시는 사람은 복이 있으니 / 그런즉 전능하신 분의 징벌을 마다하지 말게.
18
그분은 상하게 하시나 싸매 주시며 / 치시나 그 손으로 치료하여 주시는 분.
19
여섯 가지 괴로움에서 자네를 건지시리니 / 참으로 일곱 가지 악도 자네를 건드리지 않을 걸세.
20
그분은 기근 때 자네를 죽음에서 구속하시며 / 전쟁 때 칼의 권능에서 구속하실 걸세.
21
자네는 혀의 채찍을 피해 숨게 되니 / 멸망이 닥쳐도 두려워하지 않을 걸세.
22
멸망과 기근을 비웃으며 / 땅의 짐승들도 두려워하지 않을 걸세.
23
자네가 들의 돌들과 동맹을 맺게 되고 / 들짐승들도 자네와 평화롭게 지낼 것이기 때문일세.
24
자네는 자네 천막이 평안함을 알게 되며 / 자네 양 우리를 살펴보아도 잃은 놈이 없을 걸세.
25
또한 자네 씨가 창대해지고 / 자네 자손이 땅의 풀같이 될 것임을 알게 될 걸세.
26
자네는 장수하다가 무덤에 들어가리니 / 곡식 단이 제때에 올라가는 것 같을 걸세.
27
자, 보게나. 우리가 살펴본 바가 이러하니 / 잘 듣고 자네를 위해 알아 두게나.”
6 장
2. 욥이 자기를 옹호함 ― 6:1-7:21
2
“오, 내 괴로움을 참으로 저울질해 보고 / 내 재난도 함께 저울에 올려놓아 보았으면!
3
그것이 바다의 모래보다 무거웠을 터라 / 그러기에 내 말이 경솔하였구나.
4
전능하신 분의 화살이 내 속에 박혀 / 내 영이 그 독을 마시니 / 하나님에 대한 공포가 나를 치려 줄지어 서 있네.
5
제 풀이 있는데 들나귀가 울겠는가? / 제 여물이 있는데 소가 우짖겠는가?
6
맛없는 것이 소금 없이 먹히겠는가? / 달걀 흰자위가 무슨 맛이 있겠는가?
7
내 혼이 그것들에 손대기를 마다하니 / 내게는 역겨운 음식과 다름없네.
8
오, 내 간청이 이루어지고 / 하나님께서 내 갈망을 들어주시며
9
하나님께서 기꺼이 나를 깨뜨리시고 / 그분의 손을 놓으시어 나를 끊어 버리셨으면!
10
그러면 내게 여전히 위로가 있으리니 / 몸서리쳐지는 무자비한 고통 중에서도 나 크게 기뻐함은 / 거룩하신 분의 말씀을 부인하지 않았음이라.
11
내 힘이 얼마나 있다고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 내 끝이 얼마나 남았다고 참아야 한단 말인가?
12
내 힘이 돌덩이의 힘이라도 되는가? / 아니면 내 살이 놋이라도 되는가?
13
내 속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이 있는가? / 지혜가 내게서 멀리 사라지지 않았는가?
14
지쳐 있는 이에게는 친구의 호의가 있어야 하는 법 / 그러지 아니하면 전능하신 분에 대한 경외심을 저버리게 된다네.
15
내 형제들은 사막 마른강처럼 믿을 수 없게 행하였다네, / 지나가 버리고 마는 사막 마른강의 개울처럼.
16
그 개울은 얼음 탓에 탁류가 되고 / 눈이 그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네.
17
그러다가 열을 받으면 그 개울은 완전히 사라져 버리며 / 날이 뜨거워지면 흔적도 없이 말라 버리지.
18
대상들은 그 개울을 찾아 길을 바꾸나 / 황무지로 들어섰다가 멸망하고 만다네.
19
데마의 대상들도 그 개울을 찾고 / 스바의 행인들도 그 개울을 고대하지만
20
확신하였던 까닭에 부끄러움을 당하고 / 그곳까지 갔다가 낭패를 당하고 만다네.
21
자, 지금 자네들이 바로 이와 같아 / 끔찍한 일을 보고 나서는 두려워졌는가 보군.
22
내가 언제 자네들에게 무엇을 달라고 하던가? / 나를 위해 그대들 재산으로 뇌물을 써 달라고 하던가?
23
대적의 손에서 나를 건져 내 달라고 하던가? / 억압하는 이들의 손에서 나를 빼내 달라고 하던가?
24
나를 가르쳐 보게, 그러면 잠잠하겠네. / 내가 어떻게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해 주어 보게나.
25
올곧은 말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 그러나 자네들의 책망은 무엇을 책망하려는 것인가?
26
자네들은 남의 말을 책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 그러나 절망한 사람의 말은 그저 바람에 대고 하는 것일 뿐이네.
27
자네들은 심지어 고아를 놓고도 제비를 뽑으며 / 친구를 놓고도 흥정하려 하는군.
28
자, 이제 나를 좀 보게나. / 나는 결코 자네들의 얼굴에 대고 거짓말하지 않겠네.
29
이제 돌이키게나. 불의가 전혀 없도록. / 참으로 돌이켜 주게나. 내 의는 아직 그대로 있다네.
30
내 혀에 무슨 불의라도 있던가? / 내 미각이 재앙들을 분간할 수 없을 것 같은가?
7 장
1
사람이 땅 위에 산다는 것이 고역 아닌가? / 그의 날들은 품꾼의 날들과도 같지 않은가?
2
그늘 들기를 갈망하는 종과 같이 / 삯을 고대하는 품꾼과 같이
3
그렇게 나도 여러 달을 허무 속에 보내게 되었고 / 내게는 괴로운 밤들이 정해졌다네.
4
누우면 말하기를 / ‘언제나 일어나게 될까?’ 하지만, 저녁은 기나길고 / 나는 새벽까지 뒤척인다네.
5
내 살은 구더기와 흙덩이로 뒤덮이고 / 내 살갗은 딱지가 앉았다가 다시 곪아 터진다네.
6
나의 날들은 베틀의 북보다 빨라 / 아무 소망 없이 지나간다네.”
7
“제 생명이 한낱 호흡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 제 눈은 다시는 선한 것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8
저를 보고 있는 이의 눈이 다시는 저를 못 보게 되며 / 주님의 눈이 저를 찾아도 저는 없을 것입니다.
9
구름이 자취를 감추고 사라지듯 / 스올로 내려가는 이는 다시 올라오지 못합니다.
10
그는 더 이상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 그의 처소도 더는 그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11
그래서 저도 제 입을 다물지 아니하고 / 제 영 괴로워 말하며 제 혼 괴로워 원망을 토로하렵니다.
12
제가 바다라도 되고, 바다 괴물이라도 되어서 / 제게 파수를 두셔야 한다는 것입니까?
13
제가 ‘잠자리에서 위안을 얻겠지 / 침상에서 내 원망을 덜겠지.’ 하면
14
주님께서 꿈들로 저를 겁먹게 하시고 / 환상들로 저를 두렵게 하시니
15
제 혼은 뼈만 남는 것보다는 차라리 / 숨이 막혀 죽는 것을 선택하렵니다.
16
사는 것이 진저리 나고 영원히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 저를 내버려 두십시오, 제 날들 한낱 호흡에 지나지 않으니.
17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높이시고 / 그에게 마음을 두시며
18
아침마다 그를 찾아오시고 / 순간마다 그를 시험하십니까?
19
언제면 제게서 눈길을 돌리시며 / 제가 침 삼킬 동안만이라도 저를 내버려 두시렵니까?
20
사람을 지켜보시는 분이시여! 제가 죄를 지은들 주님께 무슨 일이 되기나 하겠습니까? / 어찌하여 저를 과녁 삼으시어 주님께 짐이 되게 하셨습니까?
21
어찌하여 저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 저의 죄악을 가져가지 않으십니까? / 저 이제 티끌 가운데 누우려 하오니 / 주님께서 저를 찾으셔도 저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