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기
3 장
Ⅱ. 모르드개에게서 볼 수 있듯, 은밀하게 숨어 계시는 하나님께서 포로 되어 박해당하는 그분의 선민을 공개적으로 구원하심 ― 3:1-10:3
A. 하만이 메도-페르시아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멸망시키려고 음모를 꾸밈 ― 3:1-15
1
이런 일들이 있은 후에 아하수에로왕은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을 중용하였는데, 그를 높이 올려 그의 지위를 그와 함께 있는 모든 대신보다 높였다.
2
왕궁 문에 있는 왕의 신하들은 모두 하만에게 엎드려 절하며 경의를 표하였는데, 그에게 그렇게 하라는 왕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엎드려 절하지도 경의를 표하지도 않았다.
3
그때 왕궁 문에 있던 왕의 신하들이 모르드개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왕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오?”
4
그들이 날마다 모르드개에게 말하였으나 듣지 않자, 그들은 이 사실을 하만에게 전하였다. 모르드개가 그들에게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말하였으므로 그의 말이 과연 어떻게 되는지 보려는 것이었다.
5
하만은 모르드개가 엎드려 절하지도 않고 경의를 표하지도 않는 것을 보고는 잔뜩 분이 났다.
6
모르드개가 어느 백성인지를 전해 들은 하만은 모르드개 한 사람에게만 손을 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하만은 모든 유대인 곧 아하수에로의 왕국 전역에 있는 모르드개의 백성을 없애 버리고자 하였다.
7
아하수에로왕 제십이 년 첫째 달 곧 니산월에, 그들이 어느 날 어느 달이 좋을지 하만 앞에서 부르 곧 제비를 뽑으니, 열두째 달 곧 아달월이 뽑혔다.
8
하만이 아하수에로왕에게 말하였다. “왕의 왕국 모든 지방에 있는 백성들 가운데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한 백성이 있는데, 그들의 법도는 다른 모든 백성의 법도와 다르고, 그들은 왕의 법도 또한 지키지 않습니다. 그러니 왕께서 그들을 살려 두시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9
왕께서 좋게 여기신다면, 그들을 없애 버리라는 조서를 내리게 해 주십시오. 그러시면 제가 은 만 달란트를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의 손에 넘겨 왕의 금고에 들이도록 하겠습니다.”
10
그러자 왕이 자신의 인장 반지를 손에서 빼어 유대인의 원수인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에게 주었다.
11
왕이 하만에게 말하였다. “그 은을 그대에게 주고 그 백성도 그리할 터이니, 그대가 좋을 대로 그들을 처리하시오.”
12
그리하여 첫째 달 곧 그달 열사흗날에 왕의 서기관들이 소집되어, 왕의 지방관들과 각 지방을 다스리는 총독들과 각 백성의 대신들에게 보낼 조서가 모두 하만이 명령하는 대로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말로 만들어졌다. 그 조서는 아하수에로왕의 이름으로 쓰여 왕의 인장 반지로 봉인되었다.
13
그런 다음, 젊든 나이 많든 아이든 여자든 할 것 없이 유대인은 모두 한날 곧 열두째 달인 아달월 열사흗날에 없애 버리고 죽이고 전멸시켜 그들의 재산을 약탈하라는 조서가 전령들 편에 왕의 모든 지방으로 보내졌다.
14
모든 지방에 법으로 공포하도록 쓰인 칙령의 사본을 온 백성들에게 공표하여 그날을 위해 준비하게 하였던 것이다.
15
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전령들이 황급히 떠났고, 그 칙령은 도성 수사에도 내려졌다. 왕과 하만은 함께 술자리를 가졌지만 수사성은 혼란에 빠졌다.
4 장
B.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왕을 친근하고 친밀하게 만나도록 함으로써 하만의 음모에 대처함 ― 4:1-8:2
1
모르드개는 일어난 그 모든 일을 알고서 자기 옷을 찢고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는, 성 한가운데로 나가 목 놓아 대성통곡하였다.
2
그는 왕궁 문 입구까지만 올라갔다. 그것은 그 누구도 자루옷을 입은 채로는 왕궁 문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3
왕의 명령과 칙령이 내려진 각 지방에서도 유대인들이 금식하고 울고불고하며 크게 애곡하였다. 많은 이들이 자루옷을 입고 재 가운데 누웠다.
4
에스더의 시녀들과 내시들이 에스더에게 가서 이 일을 알리자, 왕후는 크게 근심하였다.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입을 옷을 보내 자루옷을 벗게 하려 했지만, 그는 받으려 하지 않았다.
5
에스더는 왕이 자신의 시중을 들도록 임명한 내시들 가운데 하나인 하닥을 불러, 모르드개에게 가서 무슨 일이며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라고 명령하였다.
6
하닥이 왕궁 문 앞 성 광장에 있는 모르드개에게 가니,
7
모르드개는 자기에게 일어난 모든 일과, 하만이 유대인을 없애려고 왕실 금고에 들이기로 약속한 돈의 정확한 액수를 말해 주었다.
8
또한 그들을 없애라고 수사에 내린 칙령의 사본을 그에게 주면서, 그것을 에스더에게 보여 주고 이 사실을 전하여, 에스더가 왕에게 나아가 탄원하고 왕 앞에서 자기 백성을 위해 간청하도록 부탁하였다.
9
하닥이 에스더에게 가서 모르드개의 말을 전하였다.
10
그러자 에스더는 하닥에게 말하여, 모르드개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명령하였다.
11
“왕의 모든 신하들과 왕의 각 지방 백성들은, 왕께서 부르지도 않으셨는데 안뜰로 왕 앞에 나아가는 이는 왕께서 금지휘봉을 내미시어 그가 살게 되는 경우가 아닌 한 어떤 남자든 여자든 죽어야 하는 한 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삼십 일 동안 왕은 저를 오라고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12
그들이 모르드개에게 에스더의 말을 전하자,
13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이렇게 회답하라고 말하였다. “왕후께서 왕궁에 계신다고 해서 다른 어떤 유대인보다 더 잘 피하실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14
이번에 왕후께서 침묵하시면, 유대인은 다른 어떤 데서 해방과 구출을 받겠지만 왕후와 왕후의 아버지 집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왕후께서 바로 이때를 위하여 왕국에 들어가신 것이 아닌지 누가 압니까?”
15
그러자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말하였다.
16
“가셔서, 수사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모아 저를 위해 함께 금식해 주십시오. 삼 일 동안 밤낮으로 먹지도 마시지도 마십시오. 저도 제 시녀들과 함께 그렇게 금식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법대로 하지 않고 왕께 나아가겠습니다. 죽어야 한다면 죽겠습니다.”
17
모르드개는 가서 에스더가 자신에게 당부한 그대로 하였다.
5 장
1
사흘째 되는 날, 에스더가 왕실 예복을 입고 왕궁 안뜰 곧 왕궁 앞에 섰다. 왕은 궁 입구 맞은편인 왕궁 안 왕좌에 앉아 있었다.
2
왕이 왕후 에스더가 뜰에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도 에스더는 왕 앞에서 은총을 입었다. 왕이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금지휘봉을 에스더에게 내밀자, 에스더가 다가가서 지휘봉 윗부분에 손을 대었다.
3
왕이 왕후에게 말하였다. “에스더 왕후, 무슨 일이오? 무슨 소청이라도 있소? 왕국의 절반이라도 주겠소.”
4
그러자 에스더가 말하였다. “왕께서 좋게 여기신다면, 오늘 제가 마련한 연회에 왕께서 하만과 함께 와 주셨으면 합니다.”
5
왕이 말하였다. “우리가 에스더의 말대로 할 수 있도록 어서 하만을 데려오시오.” 그리하여 왕과 하만이 에스더가 마련한 연회에 왔다.
6
술잔치 중에 왕이 에스더에게 말하였다. “왕후의 간청이 무엇이오? 그대로 들어주겠소. 왕후의 소청이 무엇이오? 왕국의 절반이라고 해도 들어주겠소.”
7
에스더가 대답하였다. “제 간청과 소청은 이러합니다.
8
제가 왕 앞에 은총을 입었다면, 또 왕께서 제 간청을 받아 주시며 제 소청을 들어주시는 것을 좋게 여기신다면, 제가 마련할 연회에 왕께서 하만과 함께 와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내일 왕께서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9
그날 하만은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가다가 왕궁 문에서 모르드개를 보았는데, 그가 자신 앞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두려워 떨지도 않자 모르드개에게 잔뜩 화가 났다.
10
그러나 하만은 참고 자기 집으로 가서는, 전갈을 보내 자기 친구들과 아내 세레스를 불렀다.
11
하만은 자기의 부귀영화와, 수많은 자녀와, 왕이 자기를 중용한 모든 일과, 어떻게 왕이 자기를 대신들과 왕의 신하들보다 더 높였는지에 대해 말하였다.
12
하만은 또 이렇게 말하였다. “게다가 왕후 에스더는 자신이 마련하신 연회에 나 외에는 아무도 왕과 함께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고, 내일도 왕과 함께 오라고 나를 초대하셨소.
13
그렇지만 유대인 모르드개가 왕궁 문에 앉아 있는 것을 내가 보는 한, 이 모든 것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소.”
14
그러자 그의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가 그에게 말하였다. “오십 규빗 높이의 교수대를 만들어, 아침에 왕께 모르드개를 거기에 매다시도록 요청드리시고, 왕과 함께 즐겁게 연회에 가시지요.” 하만은 그 말을 좋게 여겨, 교수대를 만들게 하였다.